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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스테니 | 부체지산 등산(Bucegi, Busteni)
    ▷ 세계여행/12_Romania 2020. 7. 2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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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콩부부세계여행] D+508

    2019.08.10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루마니아 부스테니의 부체지산을 등산하고 나서, 오빠만 만든 영상이 다시봐도 심쿵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의 소중한 추억들 중 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E-lrKtoT8sM

    부체지 산에 오르기 위해 일찍 일어났는데, 새벽에 잠깐 깼을 때 창밖을 보니 태양빛을 받은 산이 정말 빨갛고 멋졌다.

    드디 비 안오는 날을 잘 선택했다.

    하루종일 날씨가 좋기를..!

    아침은 어제 저녁에 먹었던 닭볶음탕을 데워먹고,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물 4개랑 커피랑 음료수를 준비하고, 바나나랑 초콜렛도 가방에 넣었다.

    아침을 먹고 바로 부체지산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는데, 케이블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 줄이 엄청 길었다.

    정말 2시간은 기다려야 될 듯.

    그래서 부체지산을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엄청 우뚝 솟은 산이라 진짜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초입은 길이 좋은 편이었고, 꽃들이 많아서 너무 예뻤다.

    열심히 올라가다가 어느 폭포앞에서 잠깐 쉬었는데, 폭포소리와 새소리들이 어우러져 너무 듣기 좋았다.

    근데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시 지도를 보니 우리가 길을 잘못 든게 아닌가.

    하얀배경에 파란색 십자가 모양을 따라가야 하는데,

    빨간표식이 보여서 다시 내려와야했다.

    빨간 표식은 십자가로 가는 조금 힘든 길이었다.

    다시 돌아 내려와서 제대로 된 길로 가니 또 다른 느낌의 산길이 펼쳐졌다.

    생각보다 사람도 많이 없고 길도 좋았는데, 오른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어서 물소리도 너무 좋았다.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는데, 올라갈수록 길이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등반하는 느낌의 돌길도 있고 길이 너무 멋있었다.

    틈틈히 쉬어가면서 산을 오르는데 점점 뒤로 보이는 경치가 좋아졌다.

    위로는 돌산과 잔디밭이 보이고 아래로는 물과 나무들이 있는게 정말 멋졌다.

    어느정도 올라가니 협곡 사이로 정말 멋진 절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아서 많이 덥지도 않았다.

    산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나무는 적어지고 들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잔디밭에 다양한 꽃들이 피어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구글맵에서 보니 2시간 걸린다고 했었는데, 직접 정상까지 올라오니 4시간 반이 걸렸다.

    하지만 체감상으로는 4시간 반 등산한 것 치고는 많이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산과 자연이 너무 아름다워서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풍경을 또 언제보겠어.

    정상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었고 여기서 싸온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먹었다.

    긍정님이 만든 알찬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역시 빵 자체도 맛있고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가서 맛이 없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4시반 등산한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그렇게 늦은 점심을 먹고 바로 옆 전망대에 앉아봤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은 정말 절경이었다.

    잔디밭에 누워 맨발로 바람도 느껴보고 따사로운 햇살도 받으며 조금 쉬었다.

    바로 옆으로 보이는 절벽과 잔디가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던지..

    등산객도 많이 없어서 더 한적하고 조용하게 쉴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작은 매점이 딸린 귀여운 건물도 이 산 위에 있으니 정말 동화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옅게 깔린 구름들도 너무 가깝게 있어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스핑크스를 보러가기 전에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정말 장난 아니었다.

    푸세식 화장실이었는데, 세상세상 끔찍한 냄새가...

    그래도 화장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스핑크스까지는 30분 정도 예상했는데, 조금 더 걸려서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에 엄청 많은 양떼들도 만났는데, 너무 귀여웠다.

    뿔이 특히 귀여웠다.

    양떼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그 사이를 가로질러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넓은 초원과 구름과 햇빛덕분에 윈도우 배경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이 흐르고 있어서 잠깐 손씻는 타임.

    해는 쨍쨍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니 바람이 시원해지고 있었다.

    역시 산 꼭대기는 바람도 많이 불고 서늘하다.

    시간은 거의 5시 반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그렇게 우린 스핑크스에 도착했다.

    큰 바위들이 초원위에 하나씩 있었는데, 그 중에 스핑크스 얼굴모양을 한 바위가 있었다.

    옆모습이 얼굴모양이라 굉장히 신기했다.

    산을 오르면서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없구나 했는데, 여기까지 올라오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바람은 꽤 불었지만, 햇빛이 좋아서 많이 춥지도 않고 좋았다.

    사진을 찍고 경치구경을 하는데 스핑크스 옆모습 얼굴이 정말 신기했다.

    그 앞에서 드론을 날리는데 어떤 여자가 사진찍는다고 우리에게 비켜달라고 했다.

    드론 뜨자마자 그런 소리를 했는데, 엄청 신경이 쓰였다.

    결국 이 문제로 긍정님과 언쟁을 했다.

    바람이 차가워져서 정상의 날씨는 추워지고 있었다.

    정상에는 스핑크스 모양의 바위 이외에도 비슷한 재질을 가진 다양한 바위들이 있었다.

    해발 2500m 부스테니 산의 바람은 왠지 이 바위랑 비슷한 모양일 것 같았다.

    세계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루마니아라는 생소한 나라에 부스테니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 것조차도 모르고 살았겠지.

    아름답게 우뚝 솟은 부체지 산의 매력도 절대 몰랐을거야.

    딱 한번 가봤지만 그 하루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이렇게 마음을 쿵 하게 만드는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맙다.

    그렇게 오래간 이야기를 하다가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는데, 왠걸 사람들이 엄청 많이 줄을 서 있었다.

    처음 산 밑에서 케이블카 기다릴 때도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내려가는 길도 순탄치 않겠구나 싶었다.

    거의 7시부터 기다렸는데, 바람은 차가워지고 줄은 잘 줄지 않았다.

    제대로 줄을 선 사람이 별로 없을만큼 대들 세치기하기가 바빴다.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애들은 울고, 날파리들은 거슬리게 날아디니고 정말 힘들었다.

    2시간쯤 기다리니 케이블카 타는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그래도 다행인 건 경량패딩과 바람막이를 가지고 왔다는 거.

    케이블카 요금은 성인 45레이씩이었다.

    건물 안에는 화장실도 있고 2층에 매점도 있었다.

    너무 추워서 따뜻한 게 있나 매점에 올라가 봤는데, 다행히 따뜻한 음료들이 있어서 핫초코랑 과자 하나를 사서 내려왔다.

    휘핑크림 가득 올라간 핫초코는 따뜻하고 맛있었다.

    과자하나로 긍정님이랑 같이 대충 배를 채우고 계속 줄을 기다리는데 앞으로 조금씩 갈 때마다 여기저기서 밀고 장난이 아니었다.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질서정연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가족이 다들 서로 앞에 세워주려고 난리라 긍정님이 발끈해서 뭐라고 했다.

    말도 안통하고 정말 답답답...

    부체지 산 자체는 참 아름다운데 이런 케이블카 같은 시스템이 참 별로인 것 같다.

    이용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 긴 거리를 움직이는 케이블카를 왕복 하나씩만 만들어놓다니..

    진짜 시스템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짜증이 많이 났던 시간이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케이블카 올라가는 계단 앞까지 갔는데, 3시간을 서 있었더니 다리가 정말 아팠다.

    하지만 우리앞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서 있었다.

    정말 그냥 하산했으면 이미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걸어내려 갈 걸 계속 후회를 했다.

    티켓부스에 사람이 없어서 티켓을 사지 않았었는데, 혹시 몰라 긍정님이 다시 티켓부스에 다녀왔다.

    다행히 편도티켓을 끊었고 45레이씩인데, 잔돈이 없다고 하니 있는돈만 달라고 했다고 한다.

    카드결제는 안되는 듯 하다.

    그래서 둘이서 83레이 내고 티켓을 살 수 있었다.

    티켓 사고 나서도 한시간을 더 기다렸다.

    11시가 되어서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고,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 약 15분동안 아주멋진 하늘의 별들을 볼 수가 있었다.

    너무 많은 별들을 참 오랜만에 봤는데, 그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고나 할까.

    계속 부딪쳤던 이상한 가족들과 같은 케이블카를 탔지만, 무사히 우린 부스테니 시내로 내려올 수 있었다.

    현금도 없고 ATM도 없어서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서 왔는데, 도착하니 밤 12시였다.

    정말 하루가 길었던 날이다.

    저녁도 제대로 못먹어서 아침에 삶아놨던 계란이랑 과일로 아주 늦은 끼니를 해결했다.

    시나이아 쪽에 곰이 나타났다는 재난문자를 받고 너무 신기하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래도 피곤해서 아주 푹 잤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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