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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36일차 | 아르수아에서 오 페드로우소까지 걷다(Arzúa-O Pedrouzo, Camino de Santiago)▷ 세계여행/17_Spain 2021. 6. 23. 09:54반응형
[벤콩부부세계여행] D + 597
산티아고 순례길 36일차
2019.11.07
오늘은 페드로우소까지 19km 정도만 가면 되는날이다.
9인실 방에 4명밖에 없어서 밤새 참 조용했다.
아침에는 너무 추워서 깼다가 7시 20분이라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세수하고 바로 아침부터 먹으러 주방으로 갔다.
양송이 스프에 짜가운 찐 계란을 넣고 데워서 먹었다.
따뜻하게 먹으니 맛있고 좋았다.
오늘도 8시 반쯤 출발해서 걷기 시작하는데 비가 거의 안내려서 좋았다.
걷다보니 또 비가 오긴 했지만…
걸으면서 갑자기 잠깐 하늘이 맑아져서 긍정님이 드론촬영을 하려고 준비를 했다.
근데 연동이 잘 안되서 거의 20분동안 연결을 못하다가 겨우 촬영을 시작하는데 다시 구름이 몰려왔다.
가만히 서있으니 발도 시렵고 그랬는데, 그러는 날 눈치본건지 긍정님이 이런저런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말다툼이 되어서 한참을 걸으면서 투닥거렸다.
3.5km 지점 쯤에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랑 차랑 빵 두개를 주문해서 먹는데, 우리사이엔 냉기가 살짝 감돌았다.
그래도 이야기하다 보니 마음이 풀려서 빵이랑 맛있게 먹고 카페를 나왔다.
비는 계속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요즘은 계속 양말 위에 봉지를 씌우고 신발을 신었었는데, 이미 젖어있는 신발은 10km 쯤 걸으면 조금씩 눅눅해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르막 내리막 길이 많이 없는 평지 산길이라 걷는 데에 무리는 없었지만, 이미 한달 이상 걷고 있기 때문인지 긍정님은 피곤의 누적이 온 것 같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더 천천히 걸었던 것 같다.
보슬비를 계속 맞으며 13kn 정도 지점까지 걸었는데, 레스토랑이 하나 있길래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콤비네이션 메뉴 하나를 주문했는데 7.5유로로 나름 저렴하고 구성도 좋았다.
돼지고기와 감자튀김, 참치샐러드, 감자너겟, 바게트 빵까지 나왔다.
둘이서 하나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그리고 맛도 너무 좋았다.
맛있게 먹고 다시 출발하는데 빗줄기가 조금 더 굵어져 있었다.
나무에 난 버섯과 예쁜 풀들이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멋진 나무숲들을 지나 천천히 걸었는데 중간에 의자가 있어서 잠깐 쉬었다.
요거트도 하나씩 먹고 다리도 풀어줬는데, 박스 위에 침낭을 깔고 서성이는 아저씨가 있어서 분위기가 오묘했다.
빨리 먹고 자리를 피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도착이 가까워져 오니 하늘이 가끔씩 빛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쁜 구름도 보고 파란 하늘도 보였는데, 바람이 휙 한번 불면 다시 구름이 비를 뿌렸다.
그렇게 페드로우소 마을 초입에 가까워져 오니 하늘이 맑아졌다.
이 동네는 지금 비수기라 문을 닫은 알베르게가 많다고 한다.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지금까지 알베르게 중 가장 비싼 13유로짜리 알베르게를 선택했다.
주방은 없지만 4인실 아늑한 방에 배정을 받았다.
침구도 너무 편안해 보여서 침낭 없이 자도 될 것 같았다.
짐 정리하고 씻는데, 욕실도 참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씻고 쉬다가 다른 알베르게에 묵고 있는 나경씨와 연락해서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나랑 비슷한 정강이 통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파스를 빌려주기로 했다.
6시 반에 맞춰서 맛집이라는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유명한 빠리야 메뉴는 주말에만 한다고 해서 결국 나경씨와 다른 레스토랑으로 갔다.
셋이서 스테이크 하나, 오징어 메뉴 하나, 스프 하나를 주문하고 캔 콜라 두 개를 주문했다.
식전빵도 스프도 너무 맛있었고 특히 스테이크가진짜 맛있었다.
맛있게 먹으면서 오랜만에 나경씨와 얘기하는데 재미있었다.
이제 하루 남았다고 생각하니 참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하고 신기한 기분으로 내일 또 산티아고에서 만나자며 나경씨와 인사하고, 슈퍼마켓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4인실 방인데 밤에 아무도 체크인을 하지 않았는지 우리밖에 없었다.
그래서 굉장히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일과를 정리하고 10시가 넘어서 편안하게 잤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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