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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3일차 | 레온에서 산 마르틴 델 까미노까지 걷다(Leon-San Martín del Camino, Camino de Santiago)▷ 세계여행/17_Spain 2021. 5. 26. 10:10반응형
[벤콩부부세계여행] D + 584
산티아고 순례길 23일차
2019.10.25
https://www.youtube.com/watch?v=sfQIXT0NUMU
오늘은 다시 레온을 떠나는 날이다.
7시쯤 천천히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호스트 데이빗 덕분에 시리얼과 빵과 따뜻한 티,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든든한 아침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확실히 개인실에서 자고 일어나서 준비하니 조용하게 푹 자고 일어나서 천천히 준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이제 2주 정도만 걸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아주 천천히 준비하고 8시 반쯤 숙소에서 출발을 했다.
아침부터 구름이 많은 날이었다.
레온이 워낙 커서인지 도시를 빠져나오는 데 진짜 오래 걸렸다.
아침부터 도시 관광하는 느낌이랄까?
커다란 다리를 지나는데, 확실히 대도시라 그런지 출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 틈에 거꾸로 순례자의 길을 걷고 있으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사실 레온을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다른 도시의 시작이었기에 도시 사이를 계속 걷는 느낌이었다.
대도시는 역시 매연냄새도 심하다.
추울까봐 어제 장갑이랑 내의도 샀는데, 다행인지 생각보다 날씨가 춥지 않았다.
그래 추운 것보다는 이게 낫다 싶었다.
옆 마을을 지나 계속해서 걷다보니 레온에서 8km 정도 떨어진 두번째 마을에 도착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고난의 파사드 조각을 만든 조각가의 작품이 이 마을 성당에도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서 긍정님이 찾아보니 같은 사람의 작품이라 너무 신기했다.
그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블랙티 한잔씩 주문해서 먹는데, 티에 포함된 거라며 또르띠야 데 빠따따가 하나씩 나왔다.
차 한잔에 1.2유로인데 이런 디저트까지 포함이라니 너무 신기하면서도 감동스러웠다.
카페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오늘은 걷는 길들이 큰 도로 옆길이었다.
두갈래 길 중 윗길로 가기로 했는데, 윗쪽 길에 도로 옆길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큰차들이 쌩쌩 달리는게 조금 무섭고 시끄럽긴 했다.
풍경도 막 예쁘지도 않고 생각보다 큰 차만 보니까 감흥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세번째 마을을 지나 네번째 마을에 도착해서 공원 옆 벤치에 앉아 전날 포장해 온 버거킹 햄버거를 점심으로 먹었다.
해가 났다가 구름이 가렸다가를 반복했다.
식은 햄버거는 너무 부실하고 맛이 없었지만 초코우유랑 같이 점심으로 잘 먹고 우린 다시 출발을 했다.
걸을수록 온도는 조금 높아졌는지 더워지기 시작했다.
내일 날씨도 엄청 덥다던데 오늘부터 날이 풀릴건가 싶었다.
어제 하루 쉬었다고 체력은 참 괜찮아졌지만, 오래 걸을수록 지쳐가긴 했다.
목적지에서 6km 정도 남은 마을인 비야당고스 델 빠라모Villadangos del Páramo라는 마을에 도착해서 카페에 들러 오렌지주스를 한잔씩 마시며 잠깐 쉬었다.
오늘은 오후시간이 진도가 잘 안나가는 느낌이었다.
카페에서 푹 쉬었다가 3시쯤 다시 출발을 했다.
목적지까지는 1시간 반 정도 더 걸어야했는데,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너무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산 마르틴 델 까미노San Martín del Camino 마을에 도착하니 4시가 넘어 있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하고 짐정리를 하고 씻었다.
씻고 나왔는데 긍정님이 카메라가 없어졌다며 찾고 있었는데, 정말 찾아보니 카메라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사진 찍었던 곳까지 가보기로 하고 왕복 5km 정도 거리를 다시 같이 걸어가는데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정말 허무한 느낌이 들었지만 없는 건 어쩔수가 없어서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알베르게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동네로 나가봐서 다른 알베르게에도 가보고 다음 마을 알베르게에도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경찰에 전화해서 분실신고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도 제대로 못먹고 남은 크루아상을 하나씩 먹고는 하루를 정리했다.
오늘의 큰 이슈는 카메라 분실.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은 이 옥수수밭 사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yLmo-h9IQs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 다시 카메라를 찾게 되었지만, 이 당시엔 정말 허무하고 울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알베르게에서 잃어버린거면 이건 도난이 되는건데, 확실하지 않으니 단정지을 수가 없다.
제발 착한 사람이 주워가서 꼭 찾을 수 있기를.
우린 생각보다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던 것 같은데 왜 이런일이 생기는건지 모르겠다.
누구의 실수든, 누구의 고의든 제발 우리에게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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