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티아고 순례길 14일차 | 부르고스에서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까지 걷다(Burgos-Hornillos del Camino, Camino de S▷ 세계여행/17_Spain 2021. 5. 1. 13:00반응형
[벤콩부부세계여행] D + 575
산티아고 순례길 14일차
2019.10.16
아침에 엄청 추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6시 20분쯤 일어나서 스파게티와 치즈스틱을 데워먹고 바로 짐을 싸서 나왔다.
1층에서 만난 나경씨와 인사를 하고 출발을 하는데, 부르고스 자체가 너무 커서인지 도시를 빠져 나오는데만 5km는 나왔던 것 같다.
8시 반쯤 되니 밝아지면서 해가 떴는데 큰 도로주변을 걸어서 평야길로 접어들었다.
아침에 바람이 차가워서 얼굴도 차갑고 손도 시리고 했는데 해가 뜨니 괜찮아졌다.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아래 길을 걷는데, 확실히 차소리 때문인지 시끄럽고 정신사나웠다.
우리는 부르고스에서 11km 떨어진 따르다호스Tardajos 마을에 도착했다.
따르다호스는 오후인사인 Buenas Tardes처럼 늦은 오후의 의미를 가진 것 같았다.
다른 작은 마을엔 없던 따르다호스 사인도 있어서 사진을 찍고 카페를 찾아 움직였다.
오전인데도 해가 길어서 마치 저녁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따르다호스 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러 따뜻한 커피와 티를 한잔씩 했다.
La Casa del Beli라는 카페였다.
따뜻하고 와이파이도 잘되고 크루아상도 너무 맛있었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구름은 많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따뜻해지고 있었다.
Rabé de las Calzadas라는 마을까지 2km 정도로 금방 지나쳐서 다시 길을 걷는데 평지길이라 길도 좋고 날씨도 춥지 않은 바람이 불어서 딱 좋았다.
Rabé de las Calzadas 마을도 아기자기하면서 너무 귀여웠다.
건물들도 아름답고 햇살이 가득하고 조용해서 그냥 화분에 심어진 꽃도 더 빛이 났다.
낡은 등산화에 화분을 담아서 아주 멋스러운 느낌을 주었던 꽃화분.
다른데서 봤으면 그렇게 멋있어 보이지 않았을텐데, 순례길에서 보니 아주 멋있어 보였다.
아이디어도 굿 :)
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에 벽화들이 가득한 길을 걸었다.
그림을 너무 잘그려서 감탄을 하면서 걸었던 길인데, 산티아고까지는 476km 남은 지점이었다.
이런 숫자를 보니 굉장히 멀게만 느껴졌지만 왠지 점점 걸어가고 있음에 신기했다.
걷다가 발견한 아주 멋진 나무.
넓은 평지 사이에 나무 한그루가 아주 귀엽게 서 있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라 한참을 서서 감상하고 사진도 찍었다.
해가 뜨거운 날 걸었다면 그늘이 없어서 엄청 더웠을 것 같은 길이었는데, 오늘은 구름도 많고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힘들지 않았는데, 멀리 목적지가 보이니 더 힘이 났던 것 같다.
오르니요스 델 까미노로 가는 길이 어찌나 예쁘던지!
사진찍고 쭉쭉 걸어가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9유로짜리 Meeting Point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하고, 씻고 점심을 먹었다.
샌드위치 싸온 것과 머핀과 과일을 먹고 따뜻한 티도 한잔 마셨더니 너무 좋았다.
역시 일찍 도착하니 여유시간이 많아서 참 좋은 것 같다.
벽에 걸린 꽃화분들이 너무 예뻐서 찍어본 사진 ㅋㅋㅋㅋ
난 분홍양말에 보라색 슬리퍼가 킬링포인트 ㅋㅋㅋ
오빤 얼굴이 킬링포인트 ㅋㅋㅋㅋ
바로 옆에 미니마켓이 있길래 잠깐 가서 저녁먹을 재료를 사고 사진정리 하면서 1층에서 잠깐 쉬었다.
밖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나가지도 못하고 침대로 돌아서 푹 쉬었다.
긍정님은 현호씨가 산 체스판을 구경하러 내려가고 나는 침대에서 아주 푹 쉬었다.
몇명이 모여서 체스게임을 했다고 한다 ㅎㅎㅎ
햇살은 좋지만 바람이 차가워서 아침에 준비하고 나갈때가 참 걱정된다.
저녁은 5시쯤에 일찍 준비해서 먹기로 했다.
하몽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가 메뉴였는데, 인덕션이 하나짜리라 원팬으로 요리해야했다.
양이 너무 많아서 아침 먹을 양을 따로 남겨두고 3인분을 어찌할까 하다가 미국인 필립에게 나눔했다.
맛있게 먹고 동네한바퀴 산책을 했는데, 동네가 아기자기하니 너무 귀여웠다.
화분으로 장식된 벽 앞에서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와 정리를 했다.
내일도 추울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많이 껴입고 가야겠다.
오늘은 그래도 방이 따뜻해서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 세계여행 > 17_Spain'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