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티아고 순례길 1일차 | 프랑스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 걷다(Saint Jean Pied de Port-Roncesvalles, Camino de Santiago)▷ 세계여행/17_Spain 2021. 2. 15. 08:43반응형
[벤콩부부세계여행] D + 562
산티아고 순례길 1일차
2019.10.03
산티아고 순례길 토크 영상 알람을 맞춰놓고 6시 20분에 깼다.
조식 신청을 해놨기에 세수만 하고 침낭만 정리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초록색 칩을 내면 식사를 준비해주는데, 바게트 빵과 뺑오르방 빵이 나오고, 버터와 잼과 따뜻한 음료를 준다.
5유로치고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빵이 너무 맛있어서 감동했다.
커피도 맛있고 괜찮은 조식이었다.
바게트가 은근히 커서 반씩 남겨서 점심에 먹기로 했다.
(먹느라 사진이 없다;;)
내 배낭 하나만 동키로 보낼거라 리셉션에 배낭을 두고 나오니 아직 밖은 어두웠다.
그래도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하니 짐없이 걷는게 괜찮기는 했다.
30분쯤 걷다보니 해가 뜨기 시작했는지 구름주변이 빨갛게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조금 늦게 출발했는지 거리엔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오랜만의 트레일을 걷는거라 힘들까 걱정도 되었지만 생각보다 걸을만했다.
시작지점부터 오리손 산장까지 가는 길이 오르막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오리손 산장은 생장에서 8km 지점에 있었는데 생각보다 아담한 산장이었고, 쉴 수 있는 테이블도 있었다.
우리도 잠깐 앉아서 간식을 까먹으며 쉬었다.
해 뜬 이후로 하늘이 너무 예쁘고, 구름도 산에 걸려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다.
몽환적인 느낌이랄까?
오리손 산장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길을 올랐다.
살짝 오르막길을 걷는 동안 바로 옆에서 구름을 볼 수 있었다.
산 높은 곳에 벌써 올라와 있구나 하고 느껴졌다.
자연에서 만나는 다양한 동물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첫날부터 아주 느낌이 좋다.
프랑스에서 시작하는 이 첫째날의 풍경이 기억에 아주 오래 남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종종 떠오른다.
매우 아름다웠다.
산과 초원에는 말과 소와 양떼들이 정말 많았다.
다들 하나같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그리고 여기가 높긴 높은지, 콘도르가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야생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서 있는 자동차도 여기에 서 있으니 왠지 자동차 광고같은 느낌적인 느낌.
바람은 생각보다 차가웠지만 햇살이 정말 따뜻했다.
그래서 계속 움직여야 했다.
가만히 있으면 살짝 서늘해지는 날씨.
그렇게 첫날부터 이 풍경에 매료되어, 걷는다는 것에 벌써 적응이 되는 가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순례길이 끝날때까지 다시는 이런 풍경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16km 지점에는 작은 푸드트럭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바나나 두개를 사고 삶은 계란 하나를 샀더니 3유로였다.
긍정님이 큰 바나나로 달라고 하니, 아저씨는 쿨하게 작은 바나나 3개를 주셨다.
순례길을 걷는 한국인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걷는 오늘만 해도 몇몇의 한국사람들을 만났다.
푸드트럭에서 론세스바예스까지는 오르막 1km, 평지 5km, 내리막 5km가 남았다고 한다.
우린 힘을 내서 다시 걸었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국경도 넘었다.
평지길도 너무 예뻐서 걷는 내내 너무 좋았다.
본격적인 마지막 내리막 5km가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급경사 길이라 무릎에 무리가 갔다.
다시 찾아보니 순례사 사무소에서 아저씨께서 이길로 가지말라고 했었는데, 우린 이길로 왔네.
그래도 너무 예뻤고 힘을 내서 오후 4시에 알베르게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8시간 반 걸려서 도착하니 이렇게 뿌듯할수가!!
배낭 내려놓고 기다려서 크레덴시알에 도장도 찍고 침대 배정도 받았다.
이 알베르게가 리모델링을 해서 예전보다 더 괜찮아졌다고 하던데, 처음인 우리가 봐도 알베르게는 쾌적하고 좋았다.
짐을 내려놓고 밥부터 먹으러 내려갔다.
저녁식사는 10유로, 아침식사는 3유로와 5유로가 있었는데, 우린 남은 소면과 고추장이 있어서 비빔국수를 해먹었다.
푸드트럭에서 산 삶은 달걀과 함께!
너무 맛있었다 정말.
따뜻한 티까지 끓여먹고 햇빛받으며 오후시간을 보내다가 들어왔다.
긍정님이 한 손빨래를 밖에 말려 두었는데 내일까지 마를지 모르겠다.
스트레칭도 한껏 하고 아늑한 2층침대에서 푹 쉬었던 밤이다.
내일은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지려나.
반응형'▷ 세계여행 > 17_Spain'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