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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0일차 |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까미노에서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까지 걷다(Bercianos del Real Camino-Ma▷ 세계여행/17_Spain 2021. 5. 23. 09:37반응형
[벤콩부부세계여행] D + 581
산티아고 순례길 20일차
2019.10.22https://www.youtube.com/watch?v=sfQIXT0NUMU
오늘은 6시 40분에 일어났다.
새벽 5시에 너무 추워서 깼었는데 진짜 냉골같은 기분이었다.
5시에 깨서 오들오들 떨다가 겨우겨우 일어나니 온몸이 뻐근했다.
이렇게 피곤할수가.
이래서 잠자리가 중요하다고 하는건가 보다.
세수하고 7시에 맞춰 아침먹으러 내려갔는데 바게트빵과 버터, 잼, 따뜻한 음료를 먹을 수 있었다.
따뜻하게 차 두잔씩 먹고 둘이서 20유료를 기부하고 나왔다.생각보다 많이 춥지는 않아서 아침부터 걷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긍정님이랑 같이 손잡고 얘기하면서 걸으니 시간이 금방 갔다.추워서 둘둘둘 둘러싸고 걸었는데, 첫번째마을까지는 6km 정도 가니 도착했다.
엘 부르고 라네로 El Burgo Ranero
아직 오전이었지만 한글로 적힌 '신라면'이라는 단어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던 곳.
들어가서 신라면 하나를 주문했는데, 따뜻하고 매콤하면서 맛있었다.
스페인 아주머니께서 끓여주시는 한국라면이라니 :)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둘이서 라면 하나를 나눠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다시 걷는 길은 넓은 평야와 함께 파란하늘이 마주 보이는 풍경이라 왠지 더 힐링되는 느낌이 강했던 곳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정말 다양한 풍경들이 많은 것 같아서 이 길을 다들 그렇게 걷고 싶어하는건가 싶기도 했다.
우리가 지나왔던 포도밭 길이 마치 아주 옛날처럼 느껴질정도로 멀리 온 느낌도 들었다.다음 마을까지는 12km정도 더 가야했다.
바람이 차가워서 바람막이 모자까지 꾹 눌러쓰고 도로 옆길을 걸었다.
가는길에 해가 나서 햇빛도 쐬고 숲이 예쁜 곳에서 드론촬영도 했다.
공기가 차갑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같은 날씨는 더없이 좋았다.12km 더 걸으니 작은 마을데 또 도착했다.
렐리에고스 Reliegos작은 카페가 있길래 우리는 어김없이 들러서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카페서 야채볶음이 올라간 바게트 하나를 주문했는데 치즈까지 올라가서 정말 맛있었다.
맛있는 까페 꼰 레체도 한잔하고 쉬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오늘따라 갑자기 왼쪽 발목 위쪽이 아팠다.오후시간이 될수록 해는 쨍쨍해지고 하늘 위 구름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감탄을 많이 하면서 걸었다.
유난히도 옥수수밭이 많았는데, 푸르른 옥수수 밭과 다 말라가는 옥수수밭이 다 보여서 뭔가 계절을 가늠할 수 없는 날이었던 것 같다.10월 22일.
진정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걸으면서 왼쪽 정강이 아랫부분의 통증이 계속 이어졌다.
뒤에서 영상을 찍는 오빠에게 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엄청 열심히 걸었던 기억이 난다 .
아 그냥 쩔뚝절뚝 할걸!
근육통 같기도 하고 땡기기도 하고 아프기도 해서 걷는 내내 불편했다.
그렇게 절뚝 거릴 정도로 발목이 아프다가 또 괜찮아지기를 반복했다.
내일은 걸을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살짝 지나갔던 것 같다.오늘의 목적지는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Mansilla de las Mulas였는데 아까 지났던 카페에서 6km 더 가야했다.
거의 평지였고 날씨도 더 따뜻해져서 걷기에 참 좋았다.
예쁘고 정돈이 잘 된 큰 다리를 지나면서 하늘과 푸르른 잔디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정말 한국에서 보기 드문 그림같은 구름 풍경이었다.
멀리 양떼들도 풀을 뜯고 있어서 여긴 정말 그림같았다.마지막 마을까지 가면서도 발목은 계속 아팠고 그 상태로 우린 아주 천천히 걸었다.
평생 아파본 적 없는 곳이라 그런지 정강이 아랫쪽의 통증은 정말 생소했다.
긍정님은 거기가 왜 아프냐면서 살짝 웃....ㅎㅎㅎㅎ
신기해했다 ㅋㅋㅋㅋ그렇게 도착한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Mansilla de las Mulas.마을에 도착해서 우린 시립 알베르게로 갔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리셉션에 직원이 5시 반에 온다는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어찌 할까 하다가 일단 자리를 잡고 씻고 정리할 것들을 했다.
5시 반에 맞춰 내려가니 직원은 체크인을 해주었고 별말이 없었다.
더 일찍 온 다른 순례자들도 미리 짐을 풀고 씻고 정리하고 있었기에 뭔가 시스템이 오늘은 반대지만 오묘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시립이라 알베르게는 5유로씩 저렴했고, 무료 밀가루로 수제비 반죽을 해놓은 긍정님은 혼자서 장을 보러 나갔다.
발목이 아픈 나는 침대에서 푹 쉬었고 저녁메뉴 수제비가 너무 기대가 되었다.
요즘 날씨가 계속 추워져서인지 따뜻한 메뉴들이 정말 먹고싶은 순간이 많은 것 같다.
내일은 큰도시인 레온으로 갈 예정이라 미리 2박치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해뒀다.
큰도시에 푹 쉬고나면 몸도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긍정님은 장을 보고 돌아와서 초코우유를 하나마시고 주방으로 먼저 내려갔다.
주방이 붐빈다고 해서 나는 조금 나중에 주방으로 내려갔다.
발목은 왜 계속 아픈지...
수제비 준비하는 긍정님 옆에 앉아서 나도 이것저것 거들었다.미리 숙성시켜 놓은 밀가루 반죽 덕에 수제비는 금방 완성되었고 이탈리아 아이들과 라슈무슈도 맛보라며 몇그릇 떠서 건넸더니 맛있다고 했다.
우리도 배부르게 먹고 후식으로 감까지 깎아 먹었다.
가을이라 그런지 감은 진짜 달고 맛있었다.
한국인 커플이 두 커플이나 되서 잠깐 얘기하다가 동네 한바퀴 걸으러 나갔다왔다.
쌀쌀한 공기 마시며 잠깐 산책하고 들어와서 방 앞에 있는 난로앞에 앉아서 몸을 녹였다.
그래도 이번 알베르게는 난로가 하나 있어서 빨래는 잘 마를 것 같았다.
부디 잘 마르기를..!
내일은 레온까지 19km만 가면 되서 잽싸게 가보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긴 하지만 제발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어젠 알베르게가 너무 추워서 새벽에 깼는데 제발 오늘은 춥지 않기를..
긍정님도 감기기운이 있어서 약을 먹었다.
9시 넘어서까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다가 스트레칭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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